신성영 작가의 ‘개화(開花)’ 전시회 포스터 / 사진=갤러리도스
신성영 작가의 ‘개화(開花)’ 전시회 포스터 / 사진=갤러리도스

[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신선영 작가의 ‘개화(開花)’展이 오는 22일 부터 28일 까지 갤러리도스에서 열린다.

삶은 매 순간 유동한다. 여기서 비롯된 삶의 불투명함이 야기하는 불안은 존재 의식을 불안정 속에 존립하게 만든다. 이에 따라 사회가 제시한 규율 혹은 타인의 존재 속에 자신을 동화시켜 불안정을 해결하곤 한다. 이는 다수가 인정하는 기준에 맞춰 자신이 옳은 삶을 살고 있다는 위안을 얻는 방법이다. 그러나 규정된 가치만을 따르다보면 시선과 의미를 찾아내는 감성을 잃어가는 현실을 맞이한다. 이러한 감성, 본능과 같은 불확실하고 체계화되지 않은 것들은 우리를 계속해서 불안정함으로 이끄는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자신의 일부로 자리한다. 그러나 모든 대상에 잠재된 가치 존재의 가능성과 불확실하고 불안정하지만 존재하는 자리를 진솔하게 응시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연결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또다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선영 작가는 파편화된 형상에 불안정한 현실에서 벗어난 자신의 이상을 투영시킨다.

작업은 기존의 예술에서 나아가 보다 혁신적이고 거리낌 없는 사고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특성이 있는 동시대 미술의 특징적인 면을 부각시켜 실험적인 회화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도시 속에서 느끼는 심리적 고통을 상징하는 여러 층위의 이미지를 겹쳐 꽃을 피워내는 작가의 상상력이 캔버스 위에서 요동친다. 주로 날카로운 선의 형태로 운동감과 정적인 이미지를 모두 그려낸다. 표현의 여러 가지 방법에서 가장 기초 요소 중 하나인 선과 관련하여 칸딘스키는 운동 방향뿐만 아니라 인간의 변화하는 내면세계를 표현하는데 색과 더불어 선이 가장 적합한 요소라 말한다. 

이렇듯 작가의 작업의 주된 표현 요소인 선은 두께, 방향, 재료가 주는 질감에 따라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와 감성이 다양하게 표출된다. 특히 작가 본인의 무의식에 집중하여 직선적이고 딱딱한 건물, 조경, 아파트, 도로 등을 파편화된 조각의 모습으로 끄집어낸다. 틀 안에 억압된 것들을 의식화함으로써 내면을 정화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자아의 실존을 포착한다. 본래의 완벽한 형태에서 파편화된 조각들은 억압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비판을 실천하는 이상적 모습으로 재조합되어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완연한 봄날의 꽃처럼 충만하게 피어오른다.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아우르는 푸른 계열의 색채는 보통 냉정하거나 우울한 감성을 내포하는 느낌을 주지만 작품에서는 안정, 깨달음과 극복의 의미로써 사용되는 작가만의 심리적인 색채로 해석된다. 

결국 작가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파편화된 푸른빛의 조각과 비정형의 꽃으로 표현하여 자연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사유와 성찰의 계기를 마련한다.

인간은 신기루처럼 잡을 수 없는 가치를 향해 커다란 불안을 품고 끊임없이 치열하게 살아간다. 이러한 현실에서 저마다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붙잡고 있는 안식처가 남은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게 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추구하는 규정된 가치들이 스스로를 얼마나 불안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화면 위 무질서하게 배치된 형상들의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형태로 인해 자아를 잠식한 불안의 힘에 눌린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연결된 선들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감상하는 동안 알 수 없는 불안의 근원에 대해 자문하고 스스로 해답을 찾게 될 것이다. 이윽고 마음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전개하여 현실세계에서 꿈꾸는 이상세계의 환영처럼 유동하는 세계 속 일상을 환기하는 꽃을 피워낸다.

휘몰아치다, 캔버스에 아크릴, 130x162cm, 2023 / 사진=갤러리도스
휘몰아치다, 캔버스에 아크릴, 130x162cm, 2023 / 사진=갤러리도스
기계화된 꽃, 캔버스에 아크릴, 90.9x72.7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기계화된 꽃, 캔버스에 아크릴, 90.9x72.7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너무 목이 말라요, 캔버스에 아크릴, 90.9x72.7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너무 목이 말라요, 캔버스에 아크릴, 90.9x72.7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보석, 캔버스에 아크릴, 162x130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보석, 캔버스에 아크릴, 162x130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생명의 탄생, 캔버스에 아크릴, 아크릴 마커, 네임펜, 116.8x91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생명의 탄생, 캔버스에 아크릴, 아크릴 마커, 네임펜, 116.8x91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소용돌이 치는 꽃잎, 캔버스에 아크릴, 아크릴 마커, 네임펜, 116.8x91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소용돌이 치는 꽃잎, 캔버스에 아크릴, 아크릴 마커, 네임펜, 116.8x91cm, 2022 / 사진=갤러리도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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