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새 판, 액션+코미디 진화
5월 31일 개봉

영화 '범죄도시3' 스틸컷.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3' 스틸컷.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길 한복판에서 '묻지마 폭행'이 벌어졌다. 출근길, 생 양아치 같은 남자들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이 사람 저 사람을 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남자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대문짝만한 등짝을 자랑하며 성큼성큼 그들에게 다가간다. 서울 광역수사대로 직장을 옮긴 마석도 형사(마동석)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마석도는 시원시원한 주먹질로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그리고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여기 차 좀 빼요. 출근하게"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선다. 

베트남 납치 살해범 검거 후 7년 뒤, 마석도는 새로운 팀원들과 여전히 나쁜 놈들을 때려잡고 있다. 어느 날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조사하던 마석도는 신종 마약 사건이 연루되었음을 알게 돼 수사를 확대한다.

영화 '범죄도시3' 마동석.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3' 마동석.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한편 마약 사건의 배후에는 물불 안 가리는 '나쁜 놈' 주성철(이준혁)이 있다. 주성철은 계속해서 판을 키워가고, 약을 유통하던 일본 야쿠자 조직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까지 한국에 들어오면서 사건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진다. 사방에 나쁜 놈들이 깔렸다. 마석도는 이들을 어떻게 쓸어버릴까.

"나쁜 놈들, 다 때려잡는다"

이게 '범죄도시'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어차피 범인은 마석도에게 잡힌다. 어쩌면 뻔한 결말이지만 '범죄도시'는 그 과정이 흥미진진한 작품이다. 

'형사물'을 찍고 싶던 마동석이 실제로 친분이 있는 형사들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8편까지 기획했다. 실제 일어난 사건에 '마석도'라는 판타지가 존재하는 영화가 '범죄도시'다. 

마석도는 '판타지'다.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의 몽둥이'라고 강조한다. 영장 따윈 쓸모 짝에도 없다. 나쁜 놈이 나타나면 때려잡고 본다. 감히 경찰한테 주먹을 날리거나 대들면 망설임 없이 응징한다. 미란다 원칙? 변호사 선임 기회 대신 펀치 한 방을 얻어맞을 기회를 준다.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화 '범죄도시' 스틸.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 스틸.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앞서 '범죄도시' 1편은 청소년 관람불가 임에도 688만 명을 동원했다. 2편은 팬데믹 시기에 개봉해 무려 1269만 명을 동원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범죄도시3'에는 그 흐름을 이어가고 싶은 마동석의 열망, 그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먼저 모든 판을 새로 짰다. 서울 광수대서 근무하는 마석도부터 강력한 빌런 2명, 또한 형사들을 조력하는 범죄자들까지 인물 대부분이 바뀌었다. 

'3세대 빌런'으로 불리는 배우 이준혁은 실제 20kg까지 증량해 가며 '괴물 형사' 마석도에 절대 뒤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준혁은 영화에서 제 몫을 했다. '주성철'(이준혁)은 1편의 장첸(윤계상), 2편의 강해상(손석구)과 또 다른 '키'를 쥔 '나쁜 놈'이다. 

다만 장첸과 강해상이 그랬듯 절대적으로 강한 싸움꾼이라기보다 '악질'이다. 이들이 얼마나 강하냐 보다 얼마나, 어떻게 나쁜 놈인가를 따져야 '범죄도시'가 재미있을 것이다. 어차피 결국엔 마석도가 때려잡을 테니까 말이다.

영화 '범죄도시' 빌런 이준혁. 사진=에이비오 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 빌런 이준혁. 사진=에이비오 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3' 일본인 빌런 아오키 무네타카.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 '범죄도시3' 일본인 빌런 아오키 무네타카.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여기에 '야쿠자'라는 단어만으로 위압감을 주는 일본인 빌런의 등장은 판이 커진 '범죄도시3'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사무라이처럼 장검을 휘두르는 범죄자는 드물다. 그러나 마석도 또한 일반 형사가 아니다. 결과 보다 두 사람이 맞붙을 때 '관전잼'이 백미다.

무엇보다 '범죄도시3'는 그동안의 시리즈에서  '웃음 유발자'로 활약한 장이수(박지환), 휘발유(윤병희) 등을 능가하는 신스틸러의 활약이 눈에 띈다. '초롱이' 역의 고규필, '김양호' 역의 전석호다.

마동석은 전매특허인 애드리브 같은 코믹 대사를 고규필, 전석호와 찰떡같이 주고받고, 예상치 못한 상황 전개로 관객의 배꼽을 빠트린다. 단언컨대 '범죄도시3'는 전 시즌보다 2배 웃기다.

'범죄도시3' 포스터.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3' 포스터.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액션'은 더 통쾌해졌다. 마석도의 '한방'이 얼마나 강력한지는 이미 증명됐다. '범죄도시3'에서는 마석도의 주특기인 '복싱'이 더 짜임새 있고 섬세하다. 치고 피하고 때리는 장면을 더욱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생생한 타격감을 안긴다.

"전 편보다 재미있을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범죄도시3'는 진화했다. 액션, 코미디 모든 면에서다. 다만 새로운 빌런이, 워낙 임팩트가 강했던 '장첸'을 뛰어넘을까를 궁금해한 관객들에겐 그런 면에서 만족감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8편까지 계획돼 있다. 굳이 장첸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 앞으로 어떤 사건과 어떤 색깔을 가진 '나쁜 놈'이 등장할지에 기대감이 쏠린다. 마석도 보다 '싸움'을 잘하는 '격투의 신'이 등장할지, 그건 모르는 일이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컬처 (NEWS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