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앨빈과 토마스를 만나다

▲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연출 신춘수)'에서 앨빈 역을 맡은 배우 이석준(왼쪽)과 고영빈.(뉴스컬처)     ©사진=오디뮤지컬컴퍼니
▲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연출 신춘수)'에서 앨빈 역을 맡은 배우 이석준(왼쪽)과 고영빈.(뉴스컬처)     ©사진=오디뮤지컬컴퍼니


-서로서로 이석준 앨빈과 고영빈 토마스를 다시 만난 느낌은 어떠세요?
 
이석준: 고영빈 토마스는 감성적이에요. 예전부터 그랬어요. 토마스로서 걸어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알고 있고, 그 안에 짙은 감성을 갖고 있죠. 제가 이번 공연까지 토마스를 여섯 명 만나는데, 아직 이 친구만큼 눈을 보면 눈물이 바로 나는 사람은 없어요. 본 공연 전에 음악회 했을 때도 아무 생각 안 하고 있다가 영빈씨 눈을 봤는데 얼굴을 더 못 보겠는 거예요.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저는 울다가 노래를 못했어요. 앨빈같이 순수하기도 하죠.
 
고영빈: 그건 정말 믿음인 거 같아요.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기 때문도 아닐 거예요. 그렇게 바라봐주는 믿음이 호흡을 만들어주는 거죠. 컨디션이나 개인적인 사정이 좋지 않을 때도 연습 딱 들어가면 다 지워져요. 늘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으니까 불안함이 사라지고 몰입할 수 있는 거예요. 형이 저보고 앨빈에 가깝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 데 무슨 느낌인지는 알고 있어요. 낙천적이고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싶어 하거든요. 하지만 저도 인간이잖아요. 누구 못지 않게 야망도 있고 나쁜 짓도 할 수 있어요.
 
이석준: 설마. 영빈 씨는 스폰지 같은 친구예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고 또 소화할 줄 아는 친구란 말이죠. 저는 약간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건 바꾸려 하지 않고 살았기 때문에, 영빈 씨의 그런 면이 부럽기도 했어요. 이 친구는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최선을 뿜어내요. 제가 고영빈 싫어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본 적이 없어요. 정말.
 
-신춘수 대표는 이 작품을 대중에게 오래오래 사랑받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두 분의 앨빈과 토마스를 오래 만날 수 있을까요?
 
이석준: 웃는 모습이 사랑스럽지 않을 때 그만 둬야 돼요.(웃음) 10년, 20년이라는 긴 시간을 내다본다면… 특별 공연으로 무대에 올라와서 함께 둘이 한 곡을 나눠부르는 그런 장면은 그릴 수 있지 않을까요?
 
고영빈: 저는 사실 봐주시는 분이 있으면 불가능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관객이 있으면 작품도, 배우도 있는 거니까요. 어리고 젊은 시간 뿐만 아니라, 작품이 성숙해가는 모습 속에 배우들의 늙어가는 모습을 함께 사랑해주실 분들이 계시면 저희도 그 안에 있을 수 있겠죠. 제 바람일지도 몰라요.(웃음) 그렇게 되면 십 년 후엔 저희가 더 아름다운 공연을 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로 한 해를 여닫게 되었네요. 지난 한 해를 추억하고 다가올 한 해를 예상해본다면?
 
이석준: 올해는 진짜 종마 같았어요. 진짜 그랬어요. 그것도 99%는 연극으로 달렸죠. 열심히 달려왔는데 마무리가 이 작품이라 좋아요. 여기에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배우들, 스텝 한 명 한 명, 그리고 관객들도 전부 너무 사랑스럽죠. 지난 번에도 힘든 일이 있거나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거나 했을 때도 여기 와서 치유받았어요. 좋아하는 사람들의 위로, 관객들이 건네는 말 한 마디, 악수해주는 것. 전부 다 위로가 됐어요. 저한테 ‘솜’은 그런 작품이에요. ‘잘 살아왔어. 그리고 이제 또 잘 걸어가’하고 말해주는 작품. 또 하나의 도약을 위한 위안의 되어줘서 항상 감사해요. 물론 내가 뮤지컬 배우였음을 잊지 않게 해주는 공연이기도 하죠.(웃음)
 
고영빈: 올해는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는 없었는데, 심적으로 많이 성장하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고통을 겪기도 했는데, 다행히 ‘솜’을 만나서 더 마음이 놓이는 건 있어요. ‘솜’을 하는 이 3개월은 제게 더없는 행복한 시간일 거고, 흔들렸던 나를 다시 잘 잡아주는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한 해의 시작인 만큼 길잡이가 되어줄 수도 있겠죠.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요.
 
-끝으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이석준: 어서오세요!!!! 느낌표 4개 꼭 넣어주셔야 돼요. 요리는 준비됐고 마지막 바질만 뿌리면 됩니다. 그리고 맛있게 먹어줄 분들만 있으면 완성되는 거죠. 최선을 다해서 무대에 오를 테니, 그 공간에서 같이 숨 쉬어주셨으면 합니다.
 
고영빈: 같이 재밌을 거 같아요. 객석하고 무대하고…. 울고 웃고 난리굿을 치고. 그 모든 걸 함께하고 싶어요. 기다려주신 만큼 함께 즐기고 싶어요.
 
 
[프로필] 
이름: 이석준 
직업: 배우, 연출가 
생년월일: 1972년 8월 5일 
학력: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연작: 뮤지컬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라이프’, ‘틱틱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르멘’, ‘블러드 브라더스’, ‘아이다’, ‘러브 다이어리’, ‘헤드윅’, ‘패션 오브 더 레인’, ‘39 계단’, ‘형제는 용감했다’, ‘건메탈 블루스’, ‘톡식히어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화선 김홍도’, ‘투모로우 모닝’, ‘인당수 사랑가’, ‘공동경비구역 JSA’ 외. / 연극 ‘이아고와 오델로’, ‘썸걸즈’,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디너’, ‘미드썸머’, ‘벚꽃동산’, ‘스테디 레인’, ‘엠. 버터플라이’, ‘사회의 기둥들’, ‘프로즌’, ‘카포네 트릴로지’,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터미널’ 외. 
연출작: 연극 ‘썸걸즈’ 외. 
 
[프로필] 
이름: 고영빈
생년월일: 1973년 8월 18일 
직업: 배우 
학력: 중앙대학교 전기공학과
출연작: 뮤지컬 ‘신라의 달밤’, ‘포기와 베스’, ‘토미’, ‘카르멘시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그리스’, ‘아가씨와 건달들’, ‘페퍼민트’, ‘코러스 라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캣츠’, ‘바람의 나라’, ‘클로저 댄 에버’, ‘벽을 뚫는 남자’, ‘햄릿 시즌2’, ‘컴퍼니’, ‘대장금’, ‘금발이 너무해’,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라카지’, ‘광화문 연가’, ‘마마 돈 크라이’, ‘인당수 사랑가’, ‘미드나잇 블루’, ‘프리실라’ 외. / 연극 ‘클로져’, ‘레인 맨’, 외.

(뉴스컬처=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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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is@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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