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할 수 있는 연애 프로 만들려고 했다"
"눈길 갈 만큼 매력있는 분들 모시고 싶었다"
"출연자도 평범한 사람, 과도한 비난 삼가해줬으면"
"시즌3 당장은 힘들 것 같다"

지난해 여름 방송됐던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는 이별한 커플들이 전 연인과 재회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별과 사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티빙 이용률 급상승 1등,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 노미네미트 등 영향력을 발휘했고, 최근 공개 중인 시즌2 또한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9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연출자인 이진주 PD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시즌2의 차별점과 그동안 방송 내용에서 화제가 된 장면 또는 논란, 다음 시즌 가능성에 대해 답했다.

'환승연애2' 이진주 PD. 사진=티빙
'환승연애2' 이진주 PD. 사진=티빙

시즌1이 크게 성공했기에 시즌2에 대한 부담감이 컸을 법도 하다. 
"부담이 엄청나게 됐다. 출연자 섭외하는 것부터, 어떤 출연자를 섭외할지 내부에서도 격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출연자 섭외 결정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도 최고의 출연자들을 모셨다고 생각한다. 공간에 있어서도 걱정이 많이 됐다. 시즌1의 공간이 너무 좋았다. 그곳을 뛰어넘는 집을 구할 수 있을지 많이 돌아다녔는데 우연치 않게 이번 집을 발견했다. 엑스룸이나 토킹룸을 만들게 된 배경도 두 개 집 중에 한 집을 이런 장치로 만들면 시즌1의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잊혀질 것 같았다."

두 번째 시즌의 흥행을 예상했을까. 이진주 PD는 "촬영을 할 때는 반신반의했다"고 답했다.
"시즌1과 시즌2 색깔이 다르다는 반응이 많은데 저희도 현장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편집을 하다 보니 다른 매력이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일단 캐릭터들이 훨씬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시트콤을 보는 느낌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

최근 연애 예능이 상당히 많아진 가운데 '환승연애2'는 이전 시즌의 성공을 바탕으로 여전히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본인의 지난 연애나 주변 친구들의 사례를 빗대어서 생각해주는 것 같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데'라고 반응하는 것 같다. 사실 공감을 할 수 있는 연애 프로를 만드는 게 처음 기획할 때의 목표였다. 그래서 그런 반응들이 보람이 있다.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가깝게 느끼는 게 가장 큰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

출연자의 매력은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크게 영향을 끼친다. 이 PD는 출연자를 선정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어렵고 큰 숙제였다고 했다.
"자신의 지난 연애에 대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말해주는지,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진심인지 중요하게 본다. 그건 연기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제작진과 몇 번을 만나고 같이 술자리도 하면서 확인이 된다. 지난 연애에 진정성 있게 임하는가,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가 그런 걸 기준으로 생각했다. 또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좋은 분들을 모시고 싶었고, 엑스 커플도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다른 사람에게 눈길이 갈 만큼 매력이 있는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환승연애2' 이진주 PD. 사진=티빙
'환승연애2' 이진주 PD. 사진=티빙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많은 방송에서는 대개 출연자의 진정성이 의심되곤 한다. 이진주 PD는 "퍼센테이지(%)의 문제가 아닐까"라고 했다.
"연애와 사랑이 목적이기 때문에 방송을 아예 염두에 두지 않고 왔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연애나 사랑이 목적이지만 방송되는 것도 싫고 노출되는게 싫으면 안 나왔을 거다. 그래서 포기한 분들도 있다. 방송에 나와서 개인적으로 보는 이득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를 계속 따지려고 하는 것 같다."

출연자들을 향해 시청자 사이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때도 있다. 비연예인이라는 점에서 오는 우려도 있다.
"촬영을 하면서도 그런 얘기를 드렸다. 다 예쁘고 재미있는 결말이 되도록 노력하겠지만 중간중간 어떤 사건 때문에 출연자의 마음이 변한다든지 어떠한 모습이나 발언 때문에 상대방이 마음을 거두게 된다든지 하는 건 편집해 드릴 수 없다고. 그걸 편집하면 상대방의 감정이 널뛰기가 되기 때문에 최대한 수위조절을 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낼 수밖에 없다고 현장에서도 많이 말씀드렸다.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니고 우리 일상 속에 있는 친구 같은 사람들이다. 일상 생활에 있는 사람들은 오늘은 좋은 사람이었다가 내일은 순간적인 감정이 올라와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서 한 사람이 완성되는 것인데, 그 사람의 한 부분을 보고 뭐라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안타깝다. 회차를 거듭해서 보면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알 거다. 그럼에도 전 회차에서 좋은 모습을 봤기 때문에 실망을 하시는게 있더라. 몰입해주시는 건 감사하고 좋지만 과도한 비난은 삼가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현-민기 커플의 하차는 그 이유가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진주 PD는 "출연자 보호를 위해"라고 답했다.
"하차한 분이 다른 분의 감정에 영향을 드리기도 해서 하차를 없던 일로 하고 다시 하자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현-민기와 친한 분들이 가졌던 상실감을 없던 일로 하고 연기해달라고 할 수 없었다. 이것 또한 우리가 솔직하게 담아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거니까 너무 숨기려고 하지 말고 솔직하게 보여드리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차 이유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출연자 분을 보호 해드리고 싶어서다. 이유를 공개해서 기사화가 되면 (공개를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파급력이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사화 되면 출연자에게는 낙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열어두는 게 낫다고 생각을 했다."

추가로 투입되는 '메기'는 하차 커플로 인해 새롭게 섭외된 것이 아니다. 사전미팅까지 기존 출연자들과 똑같이 진행하며 제작진의 판단에 따라 '메기'로 합류한다.
"엑스커플마다 유대감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와서 강한 유대감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을만한 장치로 장기연애 커플을 투입했다. 현실적인 기준도 있을 거다. 희두 씨는 국제경기 때문에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없던 이유도 있다. 그리고 다같이 입주하게 되면 각 사람에 대한 관심도가 흩어지는데 나중에 투입되면 스포트라이트를 출연자들이나 시청자들에게 온전히 받게 되지 않나. 어떻게 해야 캐릭터가 강렬하게 각인될지 그런 효과도 생각하는 것 같다."

'환승연애2' 이진주 PD. 사진=티빙
'환승연애2' 이진주 PD. 사진=티빙

흡연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나 숙소 위생 등 시청자들이 지적하거나 논란이 됐던 부분에 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흡연이 특별한 장면이기 때문에 넣은 건 아니지만 흡연 장면이라 빼지도 않았다. 그 장소가 출연자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공간이 되었기 때문에 솔직한 이야기가 나오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청 덜어내려고 하진 않았다. 중요한 대화가 있을 때 넣었다. 그곳에서 중요한 대화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 숙소 관련해서는 제작진의 잘못인 것 같다.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뒀어야 하는데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며칠의 이미지가 확대된 것 같은데, 다음에 촬영하게 되면 신경을 쓰겠다. 보시는 분들이 불쾌감을 느꼈으면 죄송하다."

한 편 한 편의 길이가 긴 이유가 있다. 각 출연자들의 심리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 개성이 넘치고 매력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분들의 매력을 삭제하고 싶지 않다. 다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부분이 지루하다고 삭제하면 연쇄적으로 일어난 다른 장면들을 다 삭제해야 한다. 모든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고 싶었다. 그래서 러닝타임이 길어진다. 시즌1을 해보니까 길면 스킵해서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 열심히 편집하고 준비한 장면을 스킵해서 보는 건 제 입장에서는 슬프기도 하지만 능동적인 시청 형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보고 싶은 장면, 보고 싶은 출연자가 다를 수 있으니. 저희가 촘촘하게 그 사람의 행동 이유와 감정 변화의 단계를 넣어놓기 때문에, 다 보시면 꼼꼼하게 느낄 수 있을 거다."

실제 커플을 투입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중점에 두는 부분은 무엇일까. 
"출연자가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걸 항상 생각을 하는데, 두 분의 이야기를 다 들어보면 왜 그러는지 이해가 간다. 포커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최대한 두 분의 입장이 이해가 가게끔 다 설명을 해드리고 싶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단계별로 풀어드리니까 이 사람의 감정이 이해가 되는 날을 기다려 주시면 좋겠다."

지난 7월 '환승연애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출연진. 사진=티빙
지난 7월 '환승연애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출연진. 사진=티빙

MC들은 녹화가 종료되어도 대화를 이어나갈 정도로 '환승연애2' 출연자들의 상황에 몰입하고 있다.
"MC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토론이 벌어진다. 녹화를 끝내고 조명을 철수하는데도 그날 봤던 거에 대해 계속 얘기를 하더라. MC 분들이 진정으로 몰입해서 즐기고 재미있게 봐주는구나 느낀다. 패널들의 이야기 덕분에 출연자가 더 이해가 잘 되는 경우도 있다. 보석 같은 MC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MC들이 사이다 발언을 하거나 자신의 연애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를 해주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패널 분들이 자신의 연애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출연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쌈디 씨가 장기 연애 후 이별했을 때의 감정을 얘기해주는 것들이 비슷한 경험을 한 출연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 걸 말해 주실 때 너무 감사하다. 나의 감정으로 저 사람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말씀해주시는 거니까 패널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환승연애2' 포스터. 사진=티빙
'환승연애2' 포스터. 사진=티빙

시즌2까지 성공을 거두면서 시즌3도 자연스럽게 제작되는 게 아닐까 추측이 든다. 이진주 PD는 쉬어가야 하는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2년동안 같은 팀으로 하고 있는데 되게 힘들다. 일단 촬영도 힘든데, 촬영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촬영을 시작할 때 '이미 끝났다'라고 할 정도로 출연자 선정, 집 선정이 힘들다. 어떤 분들을 어떤 공간에 모실 것이냐가 중요해서 섭외도 오래 걸리고 힘들다. 2년동안 하다 보니 지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조금 리프레시를 하고 기회가 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당장은 힘들 것 같다."

남은 시즌2 방영분에서는 어떤 관전 포인트가 있을까.
"지금까지는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쌓아온 과정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사전 정보들을 가지고 이 분들이 어떻게 상황을 타개해 나갈지 봐주시는 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쌓아온 캐릭터들이 이제부터 활약한다는 생각이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다양하고 재미있는 부분이 나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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