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많은 작품, 부담은 있어…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
"다양한 인물 만드는 법, '첫인상' 중점"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김준영. 사진=윤현지 기자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김준영. 사진=윤현지 기자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는 1930년대 미국 맨하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거대 마피아 조직 안에서 일어나는 마피아들의 이야기로 보스 루치아노 보체티의 아들 치치, 상원의원에 출마한 보체티 패밀리의 일원 써니보이와 그의 책을 집필하는 마피아 솔져 스티비까지 세 인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탈리아 마피아들의 우정과 사랑, 형제애가 담긴 작품이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미오 프라텔로’에 뉴 캐스트로 합류한 김준영은 ‘미오 프라텔로’에서 써니보이를 비롯 플로렌스, 리차드, 미겔레 등 1인 다역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초재연 모두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에 새로 합류한 만큼 크게 다가온 부담감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부담은 지금도 느끼고 있어요. 제가 없었던 ‘미오 프라텔로’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테니까요. 그만큼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저만의 써니보이, 플로렌스, 리차드 등을 만들고 싶어요.”

김준영은 ‘미오 프라텔로’에 대해 “마피아의 이야기를 때로는 진지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풀어낸 극”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미아 파밀리아’도 못 봐서 무슨 내용인가 싶었죠. 여러 번 읽고 연습에 들어가니 정말 재밌고, 이래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구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워낙 재미있게 쓰셔서 웃음에 대한 부담감은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김준영의 메인 캐릭터인 써니보이는 치치, 보체티 패밀리, 플로렌스 등 다양한 이들과 엮여있는 중심인물이지만 과묵하고 진중한 인물로 나온다. ‘대부’를 참고하며 시대상, 당시의 레스토랑, 총싸움이 일어났을 때의 분위기 등을 익혔다. 하지만 장르가 다르다 보니 무언가를 참고하는 것보다 캐릭터를 어디까지 보여줄 것인 것 하는 ‘표현의 범위’가 중요했다. “생각보다 많이 등장하지 않고, 대사가 하루 만에 외울 정도로 적어요. 속에 가진 것들, 관객이 알아야 하는 것을 다 풀어내기엔 표현을 하지 않는 인물이라, 과하게 표현하지 않되 전달은 잘 할 수 있도록 선을 지키는 게 중요했어요.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김준영. 사진=윤현지 기자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김준영. 사진=윤현지 기자

써니보이와 사랑에 빠지는 플로렌스 역시 김준영이 연기하는 주요 캐릭터 중에 하나다. “다른 성별의 역할이다 보니 애티튜드에 중점을 뒀다”며 ”관객들이 여장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지만 극에 집중하는 만큼 더 여자로 보였으면 했기에 몸짓, 걸음걸이, 목소리를 신경 썼다”고 전했다.

“다른 인물도 마찬가지죠. 캐릭터가 의상 변화로만 표현되니 처음 보는 분들도 헷갈리지 않도록 몸짓, 걸음걸이로 변화를 주려고 했어요. 리차드는 배우이니 손 키스를 날린다든가, 미겔레는 특유의 손짓을 하는 것들이 포인트죠. 워낙 전형적인 인물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일인 다역을 해도 어렵지 않고 재밌게 했어요.”

써니보이와 플로렌스의 사랑도 어렵게 해석하지 않았다.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되는 사이. 둘의 드라마가 복잡하게 가는 순간 다른 극이 된다고 생각했다. 너무 다른 환경을 살아왔기 때문에 끌렸던 것이 아닐까”라고 정의했다. “대본을 봤을 땐 ‘내가 나를 사랑하는 거네?’ 하는 생각도 했어요. 상상할 때 나를 떠올려야 하는구나 싶기도 했지만, 공연에 들어가니 전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그저 인물로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김준영. 사진=윤현지 기자
뮤지컬 '미오 프라텔로' 김준영. 사진=윤현지 기자

써니보이, 플로렌스, 리차드는 금발인 공통점뿐만 아니라 유달리 ‘닮았다’는 강조가 많다. 다른 인물도 일인 다역을 하는데 유달리 강조가 강하게 느껴진다. 김준영은 이에 대해 “개연성을 더해주는 장치”라고 답했다. “써니보이를 보고 플로렌스를 떠올리고, 리차드를 보고 써니보이를 떠올리고 이야기가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부분의 개연성을 위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노란 머리를 한 한 인물이 여러 역할을 맡았다는 점을 설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알렉산더’, ‘세종, 1446’ 등에서도 1인 2역의 경험이 있는 그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는 ‘첫인상’이었다.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다르게 해보려고도 해봤지만 돌고 돌아서 다시 첫인상으로 오더라고요. 강하게 꽂혔던 이미지를 그려냈을 때 가장 크게 구분을 해요. 그러면 분리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저절로 다른 인물을 연기하게 되더라고요.”

김준영은 대본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단계에서 인상 깊게 다가오는 것, 인물의 전신, 배경, 궁금증 등을 쭉 적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답’으로 도출된 캐릭터의 특징은 김준영 표 캐릭터로 자리 잡는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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