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특유의 오컬트…'수살귀'라는 독특한 소재
정체불명의 존재로 감당 불가한 섬뜩함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미스터리 공포 영화 '물귀신'이 '수살귀'라는 독특한 소재로 K-공포 영화 계보를 잇는다.

'장화, 홍련' '곡성' '장산범' 등 한국 특유의 정서를 소환하는 소재로 만든 공포 영화들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하며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2003)은 서울에서 오랜 요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자매 '수미', '수연'과 아름답지만 신경이 예민한 새엄마 '은주'가 함께 살게 되면서 집안 곳곳 괴이한 일들이 잇달아 벌어지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그려냈다. 가족에게 얽힌 잔혹한 과거와 짙은 여운을 남기는 결말로 지금까지 한국 공포 영화의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영화 '물귀신' 포스터. 사진=㈜라온컴퍼니플러스
영화 '물귀신' 포스터. 사진=㈜라온컴퍼니플러스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6)은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기이한 사건들에 무속신앙, 오컬트적 요소를 가미해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장산범'(2017) 역시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 설화에서 설정을 가져와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렸다. 상실과 죽음을 소환하는 기이한 정서를 샤머니즘을 차용해 독특한 분위기로 완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물귀신'은 죽은 동생의 모습을 한 '수살귀'를 둘러싸고 오랜 시간 가족을 덮친 비극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물이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빙의해야만 물속을 벗어날 수 있는 '수살귀'라는 특색있는 소재를 통해 가족을 덮친 죽음의 악령과 끊어낼 수 없는 비극을 극한의 공포로 그려냈다.

특히 수살귀에 빙의된 딸과 가족을 집요하게 쫓는 악령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무속인 엄마가 오행의 기운인 상생과 상극을 통해 풀어내려는 모습들은 한국 특유의 오컬트적 요소로 더욱 사실적인 무서움을 선사한다. 이러한 독특한 콘셉트와 충격적인 설정은 영화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한편, 웰메이드 한국 공포 영화 '장화, 홍련' '곡성' '장산범'을 잇는 새로운 차원의 공포 영화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물귀신'은 11월 9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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