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관객을 웃고 울리는 배우들부터 미래의 예비스타까지 서정준 객원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난 이들을 알아보는 인터뷰 코너 '서정준의 원픽'입니다.

[서정준 객원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이제 '외쳐, 조선'의 조노가 아닌 배우 심수영의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배우라서 참 좋다. 배우가 되길 잘했다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보여주는 직업이다 보니 제가 한 일에 대해 성과가 생기거나 관객분들께서 찾아주시면 그런 기록이 남잖아요. 그걸 부모님이 보시고 뿌듯해하시는 게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노력한 게 표면에 드러나기도 하고, 그걸 본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생각할 수 있고 제 노력을 알아주실 때가 보람찬 순간이에요.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반대로 어려운 순간도 있을 거에요.

스케줄 관리인 것 같아요. 꼭 해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자신을 좀 갉아먹기도 해요. 해야만 하는데 하지 못한 게 생기면 그런 것에 대한 괴로움, 안 되는 자신에 대한 비관적인 감정과 계속 싸워야 하죠. 뭔가 해내지 못했을 때 느끼는 어려움. 내 노력만큼 남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데서 오는 아쉬움. 그런 게 힘들어요.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가 돼야겠다고 처음 생각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모델학원에 다녔었어요. 제가 원래 지방 사람인데 서울의 모델 아카데미에서 모델을 제대로 키운다는 취지로 열린 6개월짜리 수업을 받았거든요. 그냥 교복 입고 시험 보러 갔는데 그게 뭔가 있어 보였는지 합격했죠(웃음). 그래서 6개월간 모델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으면서 그때 연기를 처음 배웠어요. 처음엔 너무 싫었어요. 저 빼곤 다 스무 살 넘는 형, 누나들이었는데 남들 앞에서 연기한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초급연기라고 해서 고릴라 연기, 동물 연기 그런 걸 배웠거든요. 아무래도 한창 자의식이 강한 시절이라 더 부끄러웠죠. 그런데 이 수업을 듣기 위해 서울에 상경한 거라서 이걸 부끄러워서 하기 싫다고 나올 순 없었죠. 점점 형, 누나들이랑 친해지면서 연기를 공부하게 됐는데 제가 노력한 걸 사람들이 캐치해주는 게 무척 재밌더라고요. 선생님이랑 30명 정도의 인원이 모여서 3분짜리 공연을 하는 셈인데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그때부터 연기에 대해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델을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고요. 그럼 뭘 평생 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게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어떤 한순간에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게 아니라 천천히 차근차근 그런 생각을 쌓아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입시 준비하고 뮤지컬도 알게 되고 현대무용도 배우고, 뮤지컬은 정말 재밌는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하는 거니까 매력 있다고 생각하게 됐죠.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어려지고 싶다. 나이 먹고 싶다. 고를 수 있다면 어느 쪽인가요.

어려지고 싶다? 지금도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웃음) 제가 대학교 다니면서 휴학하고 보냈던 시간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무의미했던 것 같아요. 좀 더 연기나 노래 연습을 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서 다행이에요(웃음).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할까요. 아니면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아마 다음 생에도 배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부와 명예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랄까. 배우는 어려워서 더 재밌는 것 같아요. 저는 게임도 어려운 걸 깰 때 더 좋거든요. 그런데 연기는 정답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그렇게 느낄 만큼 좋은 연기를 아직 하지 못한 것 같아서 계속 도전하게 돼요.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모든 일 다 끝내고 집에 들어왔을 때에요. 혼자 살고 있거든요. 졸리면 자면 되고요. 편하잖아요(웃음).

내가 생각하는 배우란 무엇인가요.

짧게 말씀드리자면 캐릭터에 정말 완벽하게 파고드는 게 배우가 아닐까요. 사람이 모두 다르게 태어났으니 나만의 색깔이 같이 묻어날 수도 있겠지만 어찌 됐건 배우가 아닌 그 캐릭터가 보여야 관객들께서도 그 캐릭터라고 믿고 바라볼 수 있잖아요. 캐릭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게 배우가 아닐까 싶어요.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심수영.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마지막으로 공연 보러오실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물론 어느 분에게는 좋은 작품이 아닐 수도 있지만, 한 번쯤은 그래도 오시면 좋겠어요. 무겁지 않은 한국인의 흥과 한이 담긴 작품이에요. 일상생활에 지친 분들에게 3시간 정도 행복함을 드릴 수 있는 작품이니 꼭 한 번 정도는 보셨으면 좋겠어요. 공연이 참 좋은 게 공연 중일 땐 다른 걸 내려놓고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저희 공연이 꼭 그런 작품이라 생각하기에 보러 오셔도 후회는 없으실 거에요.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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