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애니메이션계의 어벤져스가 왔다

▲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감독 카메가키 하지메)’은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뛰어넘는 콜라보레이션으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모두에게 즐거움을 전한다.     © 뉴스컬처 DB
▲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감독 카메가키 하지메)’은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뛰어넘는 콜라보레이션으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모두에게 즐거움을 전한다.     © 뉴스컬처 DB

  
(뉴스컬처=고아라 기자)
콜라보레이션의 시대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가 함께한 영화 ‘어벤져스’는 전세계를 들썩이며 다음 신드롬을 준비 중이고, 배트맨과 슈퍼맨 또한 ‘저스티스 리그’의 서막을 알린다. 이제 더 이상 1 더하기 1은 2가 아니다.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만나 그 배수, 혹은 무한대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바라보는 게 당연한 시대다. 미국과 함께 전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또한 만화 왕국의 타이틀에 금이 갈세라, 명가의 자존심을 담은 콜라보레이션을 내놨다. 할리우드의 어마어마한 물량공세 대신 세대와 세대를 잇는 추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부모 세대의 추억을 지닌 희대의 도둑이 아이들의 우상인 천재 탐정과 정면대결을 펼친다.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감독 카메가키 하지메)’다.
 
1967년생 루팡 3세와 1994년생 코난이 만났다. 영화 시작 전, ‘루팡 3세 연재 45주년 기념작’, ‘명탐정 코난 연재 20주년 기념작’이란 자막부터 둘의 만남이 가진 의미가 묵직하게 드러낸다. 전세계를 누비며 목표로 삼은 것은 어떤 것이든 훔치고야 마는 루팡과 몸은 어린이지만 두뇌만은 고등학생 천재 탐정인 코난,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콜라보레이션은 일본 애니메이션 계에 굵은 획을 그은 두 전설의 조우를 뜻했다. 코믹하고 섹시한 액션 활극을 지향하는 ‘루팡 3세’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추리의 긴장감을 담은 ‘명탐정 코난’의 본격 대결이다.
 
영화는 ‘명탐정 코난’ 시리즈 속 대표 도둑 캐릭터인 괴도 키드를 향한 루팡의 장난기 가득한 견제로 문을 연다. 시작부터 두 세계관의 경계를 깨끗하게 무너뜨리겠다는 신호다. 날카롭고 깔끔한 ‘명탐정 코난’의 그림체 속에 들어간 거친 펜 터치와 익살스런 표정의 ‘루팡 3세’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케미(케미스트리의 준말, 사람 사이의 화학반응)는 이질적이기에 더욱 매력적이었다. 시종일관 웃음기 가득한 말투로 엉뚱한 장난을 치는 루팡과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코난은 의외로 어울리는 콤비였다. 또한 장미와 산드라의 목욕탕 신이나, 어린이 탐정단과 검객 사이의 귀여운 대결, 알마로스를 아빠라 부르는 코난의 모습 등은 두 애니메이션 팬 모두에게 두고두고 깊은 인상을 남길만 했다. 여기에 '명탐정 코난'의 주요 캐릭터인 남도일과 '루팡 3세'의 주인공 루팡을 함께 소화하며 1인 2역을 선보인 강수진 성우의 목소리 또한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깨알 재미를 전했다.
 
작품은 체리 사파이어를 훔치려는 루팡 3세와 그 뒤에 숨겨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코난의 모험을 큰 골자로 하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촘촘하게 엮어진 반전이 관객을 맞이한다. 세계적인 스타 에밀리오의 살해 위협부터 의문의 마피아 조직, 군수 물자 거래에 숨겨진 음모까지.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 둘씩 해결해나가는 루팡과 코난의 모험을 따라가며 퍼즐처럼 흩어져있던 힌트를 맞춰가는 즐거움은 두 작품이 가진 색깔을 고루 담아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실사보다 더욱 실사 같은 블록버스터급 3D 애니메이션이 줄을 잇고 있는 지금, 작품은 한층 발전된 2D 애니메이션으로 관객의 향수는 물론 극적 재미까지 잡았다. 카메가키 감독은 사람의 손길이 진하게 묻어나는 캐릭터에 CG 효과를 더해 자신의 주특기인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십분 선보였다. 극 초반부터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루팡과 코난의 시원한 활강 추격신과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루팡과 코난이 선보이는 필사의 조종 장면 등을 통해 실감나는 CG와 손때가 묻어나는 섬세한 액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영화를 보기 전, 두 작품에 대한 복습은 필수다. 10명을 훌쩍 넘는 두 작품의 주요 캐릭터들이 모두 등장하는 것은 물론, 영화의 내용 또한 2009년 일본TV에서 방송된 TV 스페셜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의 연장선인 탓에 이 작품만을 접하는 관객이라면 결말에 이르러 드러나는 사건의 전모가 조금은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5월 29일 개봉.
 

[영화정보]
영화명: 극장판 ‘루팡 3세 vs 명탐정 코난’
장르: 애니메이션
감독: 카메가키 하지메
개봉일: 2014년 5월 29일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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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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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 기자 ko@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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