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고 싶던 30대 초반에 바닥 찍은 듯 하다"
"순화해서 말 해야겠다는 생각 들어"
"단편영화 '재방송' 연출, 재미를 넘어 행복했다"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배우 손석구가 연기자로 살고 싶었던 과거 시간들을 이야기했다.

손석구는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에 관해 이야기를 하던 중 극중 등장 인물들처럼 자책했던 순간들에 관해 떠올렸다. 그는 "사회나 가족, 주변인들이 나에게 갖는 기대감에서 오는 무게감을 벗어버리면서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손석구. 사진=넷플릭스
배우 손석구. 사진=넷플릭스

손석구는 "변화가 있기 전 바닥을 찍는 것 같다. 저도 30대 초반에 바닥을 찍었다. 힘든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나중에 보니 '내가 그때 어두웠두나' 최근 들어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시기를 한 번 치르고 나면 그때부터 생존본능이 생기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바닥'이라는 표현할만큼 어떤 상황이었는지 묻자 "어느 정도 나이가 먹으면 자기만의 커리어를 만들려고 하지 않나. 그게 내 가치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나는 배우라고 하는데 찾아주지도 않고, 연기를 하고 싶어 죽겠는데 나를 배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볼 때 싫으니까 행동도 삐딱하고 실수도 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많은 이들이 찾는 배우가 된 지금의 상황에 대해 그는 "옛날과 달라진 건 지금은 '바닥이 있어도 괜찮다'라는 점이 다른 것 같다. 예전에는 바닥에 있으면 큰일이 나고, 꼴등이 되는 것 같고 그랬는데 그게 아니구나, 상황은 변하는거고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배우 손석구. 사진=넷플릭스
배우 손석구. 사진=넷플릭스

지금 연기에 파고드는 것도 '다시 바닥으로 떨어질까봐'가 아니다. "부담감을 가지고 연기하지 않는다"는 손석구는 "즐기면서 이 일을 하고 있고,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까봐 라기 보다는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신이 분명해 보이는 그는 가끔 '말'로 인해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한다. 최근에 연극 무대에서의 '가짜연기' 발언이 있었다. 그가 선배 배우에게 사과편지를 보내고 상황이 해결되면서 당사자끼리는 지나간 일이 됐지만 오히려 외부 사람들이 이에 대해 더 들먹인다. 

이번 일에 대해 손석구는 "위축되지는 않았지만 말을 순화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한다"고 말하면서 "업계 선후배 사이에 오해가 있으면 풀면 되는 거다. 그 일 있고 나서 다다음날 선배님과 풀었는데, 디스전처럼 양상이 되는게 결국 하나의 가십거리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거기에 아직 매몰돼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건넸다.

배우 손석구. 사진=넷플릭스
배우 손석구. 사진=넷플릭스

야감독, 구씨, 강해상 등 손석구라는 배우에게서 떠오르는 대표적인 캐릭터가 빠르게 쌓였다. 혹여나 애착이 더 가는 인물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의미가 다른 것 같다. 각 캐릭터를 하면서 얻은 게 다르다 보니까 뭐가 제일 좋냐고 하면 순위가 매겨지는 것 같아서 다른 캐릭터들에게 미안해진다"고 말했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는 "기획 의도가 굉장히 진솔하면 하고 싶다"며 "나의 커리어를 만들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지는게 아니니까. '나의 해방일지'도 커리어의 변곡점이 될 거라고 예상하고 한 것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한 작품이기 때문에 같이 하는 분들의 작품을 대하는 의도가 진솔하다면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인 것 같다"고 밝혔다.

손석구가 또 욕심 내는 분야가 있다면 연출이다. '재방송'이라는 단편 작품을 연출했던 그는 "'재방송'을 찍으면서 너무 재미있었다. 재미를 넘어서서 행복했다. 연출을 할 때는 그 무게에 짓눌려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3개월 만에 5년치가 늙어버리는 것 같았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또 최대한 빨리 경험하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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