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거절, 겁 났던 것 같다"
"상대역 달라진 것에 대한 어려움 없었다"
"'바람'이라는 반응, 이해되기도"
"긴 촬영 작업, 성취감 느껴"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파트1인 '환혼'과 파트2인 '환혼: 빛과 그림자'의 장욱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간극이 크다.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을 목격했으니 '흑화' 될 법도 하다. 각기 다른 인물처럼 생각하고 연기해달라고 한 작가의 요청대로 이재욱은 장욱의 모든 걸 바꿨다.

장욱 역의 이재욱. 사진=tvN '환혼: 빛과 그림자'
장욱 역의 이재욱. 사진=tvN '환혼: 빛과 그림자'

사극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는 이재욱에게 다소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그는 "굉장히 어려운 설정이고 상황도 생소하다 보니 이미지를 구현하는게 힘들었다"고 했다. 때문에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땐 거절을 했다고. 이재욱은 "너무 어렵기도 하고, 이 작품을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 싶었다"고 이유를 댔다. 

히트 드라마를 쏟아낸 홍자매 작가의 작품을 거절하는 결정을 내리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재욱은 "제가 자라오면서 봐온 작가님, 감독님이기도 했고, 그 분들이 이 프로젝트를 하는데 있어서 짐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기 때문에 거절을 했던 것 같다. 장욱 캐릭터 자체가 워낙 입체적이다 보니 문득 겁이 났던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렇지만 "저는 도전하는 걸 장점으로 두는 사람 같아서 그 마음 하나 때문에 도전하게 된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도전하지 않으면 이런 작품을 언제 만날까'라는 생각에 도전을 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잘 끝나서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배우 입장에서는 만족하고 있다. 또 언제 만날지 모르는 설정의 드라마이다 보니 잘 마무리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 이재욱.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재욱.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보이는 것처럼, 추후 처리된 CG를 상상하면서 연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재욱은 "힘들었던 신이 몇 개 있다.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머릿속에서 구상하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무술팀과 사전에 오래 연습을 했기 때문에 짜여진대로 연습해서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새로운 점을 발견했다는 그는 "검을 쓰는 액션에 매력을 느꼈다. 다음 사극을 찍게 된다면 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환혼: 빛과 그림자'의 최대 이슈는 여자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같은 작품 안에서 상대역이 달라지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이재욱은 "사실 저한테는 큰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장욱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지 그런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이재욱은 "굉장히 폐쇄적으로 변한 욱이에게 빛나는 한 사람이 들어왔을 때 요동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밀어내는 모습을 중심적으로 보여줬다. 제가 원해서 세고 과장되게 밀어내는 듯한 느낌의 대사를 했던 것 같기도 하다. 3년 동안의 암흑기라고 할까, 침체된 마음을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면서 오로지 자신의 캐릭터에만 집중했다는 말을 건넸다.

두 배우와 각각 연기해본 소감에 대해서는 "(정)소민 선배는 워낙 많은 작품을 경험하셨다 보니 분명히 노련함이 있으셨다. 작품이 어려운데도 그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고)윤정 누나는 굉장히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촬영하는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이 사람 한 명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바뀔 수 있구나 느끼게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장욱 역의 이재욱. 사진=tvN '환혼: 빛과 그림자'
장욱 역의 이재욱. 사진=tvN '환혼: 빛과 그림자'

다만, 시청자들은 성격이 아예 바뀔 정도로 무덕이를 절절하게 그리워하던 장욱이 진부연에게 빠져드는 걸 보고 장욱의 사랑에 대한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재욱은 "욱이가 극 안에서 불결하고 미친놈이라는 타이틀이 달릴 정도로 주변인과 교류가 없다가 (누군가가) 순식간에 훅 밀고 들어왔을 때 정체기가 한 번에 요동치는 느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바람'이라는 건 시청자가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그럼에도 그렇게 느껴진다는게 이해도 됐다. 그렇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고, 주어진 장욱을 열심히 하기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재욱과 고윤정의 비주얼 조합이나 케미스트리가 좋아서 스토리에 몰입하기 좋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고윤정에게 "진짜 예쁘다"라고 하거나 "귀여워"라고 SNS에 댓글을 단 것이 과몰입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재욱은 "윤정 누나가 파트2를 하면서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웃음을 잃은 적이 없다. 누나의 장점으로 꼽고 싶다. 극중에 '나 절세미인이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를 따와서 인터뷰에서 말한 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면서 "정말 예쁘기도 하고"라는 말을 덧붙였다.

고윤정과의 키스신이 화제가 되기도. 이재욱은 "대본으로 보면 '입 맞추는 두 사람' 이외에 많은 설명이 되어 있지 않다. 감독님이 그 신에 욕심을 내신 것 같다. 리허설을 할 때 감독님이 '나 부연이야!'라면서 제 몸을 밀치면서 하기도 했다. 욱이의 바운더리 안에 부연이가 들어온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워낙 폐쇄적인 친구였다 보니 그런 장면을 연출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배우 이재욱.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재욱.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시청하는 이들에게 로맨스 연기로 인상을 남긴 이재욱은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다른 작품들을 보고 설레는 감정을 따오기도 한다. 저도 설렘을 느끼기 때문에 흡사한 장면이 있다면 '나였으면 저 캐릭터를 어떻게 구현했을까' 상상해 보고, 대본으로 가져오기도 한다"고 비결 아닌 비결을 털어놨다.

고윤정, 황민현, 신승호, 유인수, 아린 등 '환혼: 빛과 그림자' 배우들 모두에게 의지를 했다는 이재욱은 이 드라마를 마치면서 얻은 것을 '성취감'이라고 꼽았다. 그는 "안전하게 누구도 다치지 않고 잘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다. 신인 배우의 입장에서 이처럼 긴 호흡으로 연기한 것도 처음이라 길게 촬영한 경험 자체가 소중하다"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보람찬 것 같다"는, 동료들을 향한 애정 어린 말을 덧붙였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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