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인형(들)의 집'
임강희, 이석준, 하성광, 김정민, 장석환 등 출연
우현주 연출 "남녀 모두의 이야기로 균형 잡힌 시각 유지하려 했다"

우란문화재단이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을 현대적 시각으로 각색한 연극 '인형(들)의 집'을 선보인다.

'인형(들)의 집'은 지난 1879년 코펜하겐 왕립극장에서 초연돼 대표적인 페미니즘 문학으로 여겨지는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의 배경을 대한민국 사회로 옮겨놓는다. 이는 1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지배적인 낡은 관념, 사회의 허위·부정, 사회가 공유하는 거대한 프레임, 사회적 편견 속에 얽매여 자기 자신을 찾지 못하는 인간 등 보편적인 문제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유효한지 화두를 던지기 위함이다.

'인형(들)의 집' 포스터.  사진=우란문화재단
'인형(들)의 집' 포스터. 사진=우란문화재단

작품은 2020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인스타그램 팔로워 60만의 인플루언서이자 온라인 의류 쇼핑몰의 대표로 성공한 사업가이며, 대학교수인 남편 한인국(원작 헬메르)의 아내이자 고등학생 아들의 엄마인 슈퍼우먼 '노라'를 중심으로 했다. 갑작스러운 방문을 통해 사건들이 발화되고 그 속에서 변화하는 다양한 권력의 이동, 사회가 요구한 역할에 갇혀 있는 인물들의 삶에 대한 실상이 속도감 있게 그려진다.

노라 역에는 뮤지컬 '광화문연가', '번지점프를 하다',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에서 안정적 연기를 선보인 임강희가 캐스팅됐다. 남편 한인국 역에는 연극 '더 헬멧', '엘리펀트 송', '킬미나우'에서 활약했던 이석준이, 민중대학교 교수이자 노라의 이웃으로 등장하는 유진만(원작 랑크박사)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리어외전', '3월의 눈'에 출연했던 하성광이 맡았다.

원작의 '린데 부인' 역할은 딸의 대학 입시 관련 부탁을 하기 위해 20년 만에 노라를 찾아온 '김주연' 역으로, '크로그스타드' 역은 궁지에 몰린 자신의 처지를 바꾸기 위해 과거 한인국 교수 임용 비리 중심에 노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협박하는 대학강사 신용진으로 재탄생 됐다. '김주연' 역은 연극 '유리동물원'·'나는 살인자입니다'·'1945'에 참여한 김정민이, '신용진' 역은 연극 '붉은 낙엽'·'물고기 인간'·'함익'에 참여한 배우 장석환이 연기한다.

연극 '메리 제인', '14인의 체험'에 참여했던 우현주 연출은 '인형(들)의 집'을 통해 각색까지 영역을 넓혔다. 우 연출은 "결국 모든 사회의 갈등이 '누가 누구보다 더 많이 가졌으며 그것이 얼마나 부당한가'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연극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을 통해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 이것이 여성의 문제로 국한되기보다는 사회의 프레임 속에 속한 남녀 모두의 이야기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가 피해자다'하고 단순화해버리면 오히려 이 작품이 제기한 문제의식이 더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형(들)의 집'은 오는 6월 16일부터 27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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