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행동 카라 '태종 이방원' 고발
고소영, 배다해, 김효진 등 동물학대 비판
KBS "재발 방지 대책 찾겠다"

'태종 이방원'의 동물 학대 늪에 빠졌다.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등은 KBS1 드라마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동물 학대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에서는 이성계의 낙마 장면에서 말이 부자연스럽게 쓰러지는 장면이 거듭 노출됐다.

이들은 "말이 스스로 보호하지 못하며 부자연스럽게 넘어진 것으로 보아 '태종 이방원' 측이 말의 다리를 와이어로 묶어 잡아당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종 이방원' 7회에 연출된 낙마 장면. 사진=KBS1 '태종 이방원' 방송 화면 캡처
'태종 이방원' 7회에 연출된 낙마 장면. 사진=KBS1 '태종 이방원' 방송 화면 캡처

해당 촬영 방식은 193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서 등장한 것으로, 철사로 말의 다리를 걸어 고의로 넘어뜨리는 극적 효과로 사용됐다. 이 촬영 방식으로 인해 말들의 부상과 사망이 잇따랐다.

카라 측의 주장은 엇나가지 않았다. '태종 이방원'에 출연 중인 배우 이원발이 촬영한 현장 영상에 말의 발을 줄로 묶어 잡아당기는 장면이 담겼기 때문. 당시 촬영 스태프 역시 "성인 남자들이 뒤에서 줄을 당겨서 달리는 말을 넘어뜨렸다. 배우는 스턴트맨이었지만, 안전 장치 없이 일반 보호장구만 주어졌다. 결국 배우도 떨어져서 잠깐 정신을 잃었고 부상까지 있어 촬영이 멈췄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 20일 카라는 '태종 이방원' 측에 공식 사과문을 요청했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어 돌려보냈다. 그러나 청자의 우려가 커지자 말의 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1주일 후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 부상이 없었다'는 말과 다르게 촬영 현장 영상에서는 말이 고꾸라진 채 일어나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카라 측이 제출한 '태종 이방원' 고발장.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카라 측이 제출한 '태종 이방원' 고발장.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KBS 사과문 이후 카라는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었지만 일주일 뒤에 사망했다'는 KBS 측 설명도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시청자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는 단순 사과 아닌, 학대에 대한 법적 책임은 물론 향후 동물 안전 보장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울마포경찰서에 KBS '태종 이방원' 촬영장 책임자를 동물학대로 고발 접수했다. 카라는 "KBS는 이번 일을 '안타까운 일' 혹은 '불행한 일'이라고 표현했지만, 이번 일은 단순 사고가 아닌, 매우 세밀하게 계획된 연출로 이는 고의에 의한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알렸다.

'태종 이방원'의 동물학대 논란에 배우 고소영, 김효진, 뮤지컬 배우 배다해 등도 입을 열었다. 고소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동물자유연대에서 공개한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 영상의 캡처를 게재하며 "너무해요. 불쌍해"라는 말을 덧붙였고, 김효진은 "정말 끔찍합니다. 배우도 다쳤고, 말은 결국 죽었다고 하네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뮤지컬 배우 배다해. 사진=뉴스컬처DB
뮤지컬 배우 배다해. 사진=뉴스컬처DB

배다해는 "어디에서든 동물학대가 이제는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디어상에서 이루어지는 동물학대의 근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청원 부탁드립니다"라는 글과 함께 방송 촬영에 의해 학대 당하는 동물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청원 링크를 첨부했다. 

한편 '태종 이방원' 사건을 문제 삼은 청원은 청원동의 5만 6000명을 모으며 청원 검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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