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최근 뮤지컬 '알렉산더'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김준영. 2018년 '사랑은 비를 타고' 이후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다수의 작품에 이름을 올리며 관객에게는 벌써 익숙한 이름이 됐다. 파릇파릇한 2년 차, 이제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그는 빨리 달리기보단 오래 걸어가고 싶은 배우다.

김준영은 2018년 '사랑은 비를 타고'로 데뷔했다. 스물아홉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처음 무대를 밟은 것. 어렸을 때부터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했던 김준영은 배우를 향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지만, 대부분 사람이 그랬듯이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고. 그래서 연기를 처음 시작한 것도 스무 살 때였다.

그는 "대학을 늦게 가니 군대에 늦게 가고, 군대를 갔다 와서는 '화랑'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며 1년 정도를 투자했다. 그 후 공연이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가끔 인터넷 사이트에 뜨는 오디션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사랑은 비를 타고'의 오디션이 떴길래 지원했고, 붙었다. 사실 그때도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고 웃었다.

이어 "그 후 '더 픽션'의 연출님과 아는 사이여서 오디션 제안을 받았고, 대학로에 발을 들이게 됐다.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 늦게 데뷔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늦어서 더 절실한 것 같다. 학교도 늦게 가서 더 열심히 했다. 과대도 했고, 학교 공연들도 열심히 참여하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성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처음 노래를 배울 때 성악을 전공한 분에게 배워서 성악 발성 같은 버릇이 있어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에서는 물론, 배우가 되고 나서도 새로운 걸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가지고 있던 안 좋은 버릇들을 계속 극복해나가려고 노력 중이고, 공연할 때마다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어요."

늦은 시작이었지만 '사랑은 비를 타고' 이후 '더 픽션', '정글라이프', '세종, 1446',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까지 쉬지 않고 활동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김준영은 "데뷔할 때도 그렇고, 감사함을 항상 느낀다. 몇 년이 지나도 계속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내가 지난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감사함이다. 계속 발전하려고 노력한다. 계속 배운다는 생각으로 주어진 것을 하고 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극 중 알렉산더가 노래하듯 김준영이 '사랑하는 것'은 뭘까. 그는 "현재. 지금 이 순간"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매 순간을 사랑하려고 한다. 그래서 열심히 하려고도 하고 열심히 쉬려고도 한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단순하지만 행복한 게 꿈이에요. 그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또 한 가지 목표는 후회하지 않는 거죠.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는 것과, 지난 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후회를 잘 안 해요. 20대 때 생긴 좌우명인데, 어떤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는 제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후회할 일이 안 생기게끔 하고, 후회할 일이 생기더라도 금방 털어버려요."

계속해서 연기의 길을 걸어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뭘까. 김준영은 "제가 즐겁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10년 동안 힘들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좋은 사람들 만나 작업할 수 있는 것도 행복하다. 안 좋은 평을 받아도,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는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더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로는 '매력적인 악역'을 꼽았다. 그는 "'정글라이프'를 하면서 순수한 신입사원 역할을 해봤고 '알렉산더'를 하면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니 이제 악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눈을 반짝였다.

"배우 생활을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무대에 오래 서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죠. 관객에게도 좋은 배우가 되고 싶지만, 저 자신에게도 좋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 지치지 않고 낙오되지 않을 수 있는 배우. 제가 저를 포기하지 않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더라고요.(웃음)"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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