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부터 씨어터 쿰 개막

제43회 서울연극제 단막스테이지의 두 번째 작품으로 연극 ‘성난 파도 속에 앉아 있는 너에게’가 진행된다.

올해 단막스테이지는 극단 프로젝트그룹 연희공방의 ‘낯선 얼굴로 오는가’와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성난 파도 속에 앉아 있는 너에게’가 공연된다. 오는 4일 개막을 앞둔 ‘성난 파도 속의 너에게’는 2021년 단막희곡 공모에서 가작으로 당선된 윤미희 작가의 작품이다. 사실적인 작품보다 추상적이고 우화적인 작품을 선보인 윤미희 작가의 특장이 이 희곡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연극 '성난 파도 속에 앉아 있는 너에게' 공연 포스터. 사진=공연예술공작소 비상
연극 '성난 파도 속에 앉아 있는 너에게' 공연 포스터. 사진=공연예술공작소 비상

이 작품에 대해 드라마투르그인 배선애는 “불친절함이 한가득인 이 작품은 바로 그 점 때문에 상상의 여지가 다양하게 열려있다. 축축하고 텅 빈 공허를 지향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가득 차길 바라는 욕망이 도드라진 작품이다. 더군다나 희곡의 전체 틀은 추상화이지만 대사는 정물화같이 디테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이 부조화를 구현하는 것도 엄청난 숙제가 됐다. 김정근 연출과 배우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창 해답을 찾고 있다. 전반적인 작품의 색채는 우화적인, 부조리적인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이 치열한 고민의 결과는 공연으로 확인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네 명의 배우는 이 작품의 큰 미덕이다. 정충구, 구도균, 조남융 배우의 연기는 세대의 조화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부조화의 조화를 보여준다. 나란히 서 있는 세 배우의 들쭉날쭉 울퉁불퉁한 비주얼은 이미 많은 이야기가 내포되어 있어 어떤 움직임을 보여줘도 그 성격과 관계성이 도드라진다. 거기에 아버지 역의 김귀선 배우가 갖는 존재감도 상당하다.

작품은 해 뜨기 전 새벽, 지방의 한 저수지 근처에서 연우, 정민, 지호가 커다란 짐 가방을 끌며 등장하며 시작된다. 이 저수지는 예부터 금이 나온다고 해서 유명한 곳이다. 초청기엔 하룻밤에도 여러 시체가 둥둥 떠올랐다고, 믿거나 말거나 모두 금을 찾아 떠난 것이다. 이들은 계속 누군가가 자신들을 지켜보는 시선을 느끼며 짐 가방 속에 금, 아니 돌을 찾아 넣는다.

윤미희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뜬금없이 일어나는 상황들이 굉장히 비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 연극만이 할 수 있는 연극적 비약과 연극적 환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출인 공연예술제작소 비상의 김정근은 “참으로 오묘한 희곡을 만났다”며 “세 명의 등장인물은 자신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꾸 어이없게 좌절하지만 또 생각지도 않은 희망을 마주한다. 매일 자꾸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서 어느새 커다란 웅덩이에 갇혀 있는 것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작품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서울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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