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운 다 쓰는 게 아닌가"
"나만의 감성 느껴진다는 평 위로됐다"
"BL 장르, 쓰고 싶은 로맨스 쓰면 돼"
"'블루밍' 바다 같은 작품되길"

황다슬 감독. 사진=NEW
황다슬 감독. 사진=NEW

(인터뷰①에서 계속)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 출신인 황다슬 감독은 시원과 다운의 배경을 영화과로 설정하면서 대학시절 경험들을 녹여냈다. 학교에서 배운 수업을 인용하거나, 영화과에 재학했던 시청자라면 쉽게 발견할 수 있었을 조별 과제 등도 틈틈이 채워넣었다. 작품 속 대학 생활이 리얼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블루밍'에는 다양한 영화과 학생들이 등장한다. 그 중 스스로와 닮은 캐릭터가 있냐고 질문하자, 시원과 다운의 학과 동기인 지혜를 꼽으며 "사투리를 쓰는 모습이 닮기도 했고, 지혜는 예술에 있어 추구하는 바가 확실한 인물이다. 스무 살의 저도 그런 모습이었지 않나 싶다"라고 답했다.

그가 영화 감독의 꿈을 갖게 된 시기는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드라마를 보던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는 광경을 보고 '영상은 무슨 힘을 지니고 있는 걸까'라는 호기심이 생겼다고.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했던 황다슬 감독은 글로 써낸 이야기를 실제로 표현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며 '영화를 한다면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만큼 그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작품을 할 때 가끔 '이게 내 마지막 작품이야'라는 생각을 해요. 미래가 보장된 직업은 아니니까요. 최선을 다해도 항상 아쉬운 마음이 남죠. 반대로 이런 생각들이 원동력으로 자리하기도 해요. 아쉬운 것이 있으면 다음 작품에서 고치면 되니까요. 또 창작자로서 누군가에게 칭찬 받기가 정말 어려운데, BL 장르 작품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응원을 받게 돼 감사한 마음이에요."

황다슬 감독. 사진=NEW
황다슬 감독. 사진=NEW

황다슬 감독은 불모지라 불리던 BL 장르 영상화에 빛을 안긴 선두주자다. 특히 전작 '나의 별에게'는 국내외로 큰 인기를 끌며 시즌2 제작까지 확정됐다. 그는 "평생의 운을 다 쓰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하며 "작품 팬분들은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동시에 작품이 좋지 않으면 가장 냉철하게 판단해 주시는 분들이기도 하다. 이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만드려고 한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작품을 보신 관객분들이 저만의 감성이 느껴진다는 감상을 남겨주신 적이 있어요. 그 말을 들으면 위로가 돼요. 그동안 제가 평범하고 색깔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작품마다 엄연히 다른 분위기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런 말을 들으면 명확하게 형언할 순 없지만 '나를 나타내는 무언가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황다슬 감독 역시 BL 장르가 이렇게까지 뜨거워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국내외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걸 보면서 신기함도 느낀다고. 그가 느낀 BL 장르의 인기 몰이 비결은 무엇일까.

"작품팬분들이 꾸준히 판을 키워간 게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의 응원과 지지가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도 관심받게 되는 거죠. BL 장르가 예민한 부분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지만, 특정 장르로 좁히기보다 '사랑 이야기'라고 넓게 보고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이라고만 정의 내려도 쉬워져요. 쓰고 싶은 로맨스를 쓰면 되는 거니까요."

황다슬 감독. 사진=NEW
황다슬 감독. 사진=NEW

약 1년 만에 선보이게 된 '블루밍'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싶은지 묻자 그는 "아름다운 이야기 한 편을 봤다는 여운이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바다와 푸른색, 블루 아워를 떠올렸으면 한다. 제게는 바다가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인데, 시원이와 다운이에게도 그런 장소가 바다였다. 관객분들도 '블루밍'이 바다 같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 쉬어갈 수 있고, 해소할 수 있는 여행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황다슬 감독은 "공개가 늦어지긴 했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는 건 변함 없으니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피드백할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지적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겸손한 마음을 드러내며 "'블루밍'이 2022년 4월, 마음 속에 핀 하나의 꽃처럼 남았으면 한다. 꽃이 피면 지는 게 당연하지만, 한 번이라도 꽃봉우리를 펴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예비 시청자들을 향해 이야기를 건넸다.

황다슬 감독, 배우 조혁준, 강은빈. 사진=NEW
황다슬 감독, 배우 조혁준, 강은빈. 사진=NEW

 

저작권자 © 뉴스컬처 (NEWSCULTUR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블루밍 #황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