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빈 "1차 오디션 첫 번째 순서와 마지막 순서의 만남"
조혁준 "촬영 전 나눈 대화로 인물들이 가진 결핍 이해"

배우 조혁준, 강은빈. 사진=NEW
배우 조혁준, 강은빈. 사진=NEW

*본 인터뷰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시맨틱 에러’ ‘나의 별에게’ 등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BL 장르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가운데, 콘텐츠미디어그룹 NEW 영화사업부가 도전장을 내민다.

공개 전부터 해외에 선판매되는 기염을 토하며, 또 다른 수작의 탄생을 예고한 BL웹드라마 ‘블루밍’(감독 황다슬)은 글로벌 인기 웹툰인 ‘인기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철저한 관리로 어디를 가든 인기를 독차지하던 ‘시원’(강은빈 분)의 대학 생활에 본투비 인기남 ‘다운’(조혁준 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두 영화과 학생들의 캠퍼스 로맨스를 그린다.

악연으로 시작해 인연으로 이어지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연인으로 완성되는 ‘시원’과 ‘다운’은 자신이 지닌 색을 상대에게 조금씩 물들여가며 성장한다.

지난 30일 ‘블루밍’ 공개를 하루 앞두고 배우 강은빈과 조혁준과 이야기를 나눴다. 오디션장의 첫 번호와 마지막 번호, 시작과 끝의 만남이라며 서로의 손가락 끝을 맞댄 채 활기차게 인터뷰 포문을 연 두 사람은 가슴 설레는 봄을 담은 작품처럼 풋풋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배우 조혁준, 강은빈. 사진=NEW
배우 조혁준, 강은빈. 사진=NEW

‘블루밍’ 공개를 앞두고 어떤 마음인가.

강은빈(이하 강) 당장 하루 뒤 공개라 그런가, 머릿속에 온통 ‘블루밍’ 생각 뿐이다. 많이 떨린다.

조혁준(이하 조) 많이 긴장된다. 개강을 앞둔 신입생이 된 기분!

촬영은 지난해 봄에 끝났다고 알고 있다. 1년 만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다시 만나는 걸 텐데, 오랜만에 만나니 어떤가.

연락은 꾸준히 했다. 중간중간 만나서 못다한 이야기도 나눴다. ‘블루밍’ 공개를 앞두고 더 많이 연락한 것 같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잊고 있던 기억까지 저절로 꺼내게 된다.

저도 비슷하다. 1년 전 ‘블루밍’에 푹 빠져 살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도 생기기 시작했다. 은빈이랑 이야기를 나누면 다 기억 나더라.

황다슬 감독님 말로는 오디션을 꽤 오래 봤다고. 오디션 당시 기억을 떠올린다면?

제가 1차 오디션 첫 번째 순서였고, 형이 가장 마지막 순서였다. 어떻게 보면 시작과 끝이 만나게 된거다.(웃음) 저는 1차에서 시원이와 다운이 대본을 모두 읽었고, 2차에선 다른 인물도 읽어봤다. 그리고 3차에 가서 시원이 대본을 들고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저는 1차 때부터 다운이로만 쭉 오디션을 봤다. 시원이 역으로 오디션을 보신 분들과는 최종 오디션에서 호흡을 맞춰 보게 됐고, 그제서야 은빈이와 첫 대사를 주고 받았다. 은빈이와 합이 잘 맞다고 생각하셨는지 대사가 끝나고 나서도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같이 있을 때의 케미를 보려고 하셨던 것 같다. 키 차이도 가늠해봤다.

서로의 첫 인상은 어떠했는가.

오디션 장에서 형을 보는데 묵직해 보였다. 다운이처럼 든든하고, 묵직하고… 형이 가진 진중함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처음 봤을 때부터 정말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은빈이의 첫 인상이 제가 대본에서 봤던 시원이와 비슷해서 신기했다. 덕분에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시원 役 배우 강은빈. 사진=NEW
시원 役 배우 강은빈. 사진=NEW

작품과 캐릭터의 첫 인상도 궁금하다.

마지막 오디션 대본이 바닷가 신이었다. 해당 장면에서 다운이가 시원이에게 ‘나보다 힘든 사람 많잖아. 작은 걸로 힘들면 안되지’라고 하는데, 그 이후의 시원이 대사를 보자마자 ‘블루밍’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시원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속 시원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으며 자란 인물이지 않은가. 그런 시원이조차 힘든 건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한 뒤 ‘내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되나’라고 이야기한다. 저 또한 평소에 상대를 함부로 판단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기반성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는데, 그런 면이 시원이와 맞닿아 보였고 인물에 큰 매력을 느꼈다.

오디션 당시에는 전체 대본을 받아본 게 아니어서 다운이가 시원이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걸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다운이가 말수도 적고, 자기 이야기를 안 하는 걸 보니 비밀을 지니고 있을 것 같더라. 이 부분을 염두하고 오디션을 봤는데, 전체 대본을 받고 나서 ‘다운이 성격대로 연기한 것이 맞았구나’ 싶었다. 다운이는 말하는 것보다 듣는 걸 좋아하는 친구 같다.

시원이는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인물이고, 다운이는 감정을 안으로 쌓는 인물이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촬영 들어가기 한달 전부터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원이와 다운이를 만들어 갔다. 형과는 따로 연습실을 빌려서 연기를 맞춰봤고 ‘어떻게 하면 호흡이 좋아질까’를 많이 고민했다. 이 과정이 있었기에 촬영 마지막까지 좋은 호흡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촬영 전에 나눈 사적인 대화들을 통해 시원이와 다운이 안에 있는 상처와 결핍을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 흐르는 대로 이어진 호흡이었다.

첫 촬영 분위기도 화기애애했겠다.

정작 촬영 들어가선 너무 긴장돼서 하루 이틀 정도 서로에게 신경을 못 써줬다.(웃음)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분명 ‘서로 잘 챙겨주자. 으쌰으쌰 하고 서로 보듬어주자’ 이랬는데, 둘 다 첫 촬영 들어가고 나선 정신이 없어서.(웃음) 한 4일차 되니까 ‘잘 했어? 어땠어?’하고 서로를 챙겨줄 겨를이 생기더라.

다운 役 조혁준. 사진=NEW
다운 役 조혁준. 사진=NEW

두 인물이 가진 상처와 결핍은 어떻게 바라봤는가.

다운이는 부모님이 이혼하신 것도 아니고, 한 집에 같이 살고 있는데다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한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외로움이 크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에게 호의적인 성격임에도 유독 시원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1 대 1 관계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것도 있지만, 정작 다운이에게 필요했던 건 진심을 나눌 사람이었던 것 같다.

시원이의 상처는 조심스럽게 다루려고 했다. 외모에 관한 콤플렉스, 가정환경으로 인한 상처 등 시원이가 집 안팎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민했다. 또 자기 관리를 통해 얻은 노력형 인기남이다 보니까, 저만의 시원이 루틴도 만들어 가려고 했다. 동생 시영이가 눈썹을 뽑아주는 상황에서도 손에는 압력기를 쥐고 있는데, 감독님과 상의해 추가한 부분이다. 이후 다운이 만나 서로 물들어가고, 서로가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것에 공을 들였다.

각자 자기관리는 열심히 하는 편인가.

저는 방치하는 것 같으면서도 집요하게 관리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운동을 좋아하긴 하는데, 막상 헬스장에 도착하면 힘들어서 ‘아, 운동 그만 해야지’라고 생각한다.(웃음) 그래도 나오는 길에는 ‘내일은 몇 시에 와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저도 그런 편이다. 중요한 일이나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몰두하고 신경 쓴다. 피부 관리를 열심히 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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