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사랑스럽고, 때로는 처절하게 무너지는 '프리다'"
"고통의 깊이와 상관없이 치유해주고 싶다"
배우마다 달라지는 공연의 묘미
오는 5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김소향.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김소향.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가 화려한 쇼의 시작을 알렸다.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뮤지컬 ‘프리다’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작/연출을 맡은 추정화, 작곡/음악감독 허수현, 배우 최정원, 김소향, 전수미, 리사, 정영아, 임정희, 최서연, 황우림이 참석했다. 배우들은 ‘라비다’, ‘칭가뚜 마드레 라비다(꺼져라 인생아)’, ‘코르셋’, ‘허밍버드’, ‘순교’, ‘디에고’, ‘코르셋’ 등 7개의 장면 시연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프리다’는 EMK 오리지널 시리즈 중 첫 중소극장 작품으로, 멕시코의 위대한 여성 화가이자 혁명가인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그려낸다.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와 교통사고를 겪고 평생 후유증 속에 살면서도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인물이다. ‘고통의 여왕’이라고도 불린 그를 현대 미술사상 가장 강인하고도 열정적인 삶을 그림에 담았다.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최정원, 리사.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최정원, 리사. 사진=김태윤 기자

작품을 만든 추정화 연출은 “’프리다’하면 떠오르는 게 고통스러운 인생이지 않나. 모든 것이 쉽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그리고 싶지 않았다. 사실적으로 그리면 휠체어나 의족없이는 그의 인생을 그릴 수 없어서 허구의 인물, 프리다의 수호신으로 그려보고자 했다. ‘프리다’가 어렸을 때 만났다고 하는 평행우주 세계의 또 다른 자신, 사고 이후 침대 곁을 맴돌았다고 하는 죽음, 평생 프리다와 함께 언급될 수 밖에 없는 디에고의 이야기를 안할 수 가 없었다. 세 명의 실제 존재가 아닌 천사 같은 존재로 이를 그려내고자 했다”며 작품을 설명했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프리다’ 넘버의 특징으로 “길다”고 꼽았다. “드라마와 움직임을 모두 음악 안에 넣었다. 흘러가는 음악이 아니라 리듬과 음역폭을 사용해 프리다의 모습이 관객에게 느껴질 수 있도록 했다”고 음악적 특징을 설명했다.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최정원, 리사, 임정희, 최서연.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최정원, 리사, 임정희, 최서연.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김소향, 전수미, 정영아, 황우림.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김소향, 전수미, 정영아, 황우림. 사진=김태윤 기자

‘프리다’ 타이틀 롤을 맡은 최정원은 “프리다는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일기와 그림에서 ‘사랑’이라는 의미를 찾았다”며 중점에 둔 부분을 설명했다. “디에고 리베라를 자기 자신보다 사랑했던 여인이다. 어떻게 이런 인생을 살 수 있었는지 연민과 동정으로 시작했는데, 알아가면서 그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때로는 사랑스럽고, 때로는 강하고, 혹은 아이 같거나 가장 처절하게 무너지는 모습 등 다양하게 표현하겠다. 프리다 칼로로 살아가는 지금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김소향은 “작품의 첫 구상부터 같이 리딩을 했던 사람으로서 작품이 올라간 게 기적이고 행복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연출은 ‘프리다’를 유쾌하게 풀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말이 머릿속에 박혀서 매일 생각하며 공연하고 있다. 이 극을 통해 모두가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데 어루만져 주고 싶다. 고통의 깊이와 상관없이 치유해주고 싶고, 환희를 느끼고 축제로 즐기는 무대가 됐으면 한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최정원, 리사.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최정원, 리사.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김소향, 전수미.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김소향, 전수미. 사진=김태윤 기자

이번 프레스콜에는 독특하게도 한 장면을 두 번 시연했다. 그 이유는 레플리카 역의 두 배우가 각기 다르게 장면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허밍버드’는 디에고가 프리다에게 한 눈에 반하고, 그에게 구애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첫 트라이아웃을 구성했던 전수미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탭을 선보이고, 리사는 노래와 스캣으로 무대를 꾸민다. 전수미는 “쇼 형식의 뮤지컬이다 보니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디에고의 열정을 담아 탭댄스를 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사는 “탭을 잘 추지 못해서 고민하다 스캣으로 프리다의 마음을 사는 것으로 풀어냈다”고 말하며 “또, 그림을 전공해서 벽에 그림을 조금씩 그리고 있다. 마지막에는 완성된 그림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더했다. 추정화 연출은 “조명감독에게 두 배우의 버전을 모두 사용하고 싶은데 가능할까 물어봤고, 흔쾌히 가능하다고 해서 이 장면이 두 개의 조명디자인으로 완성됐다. 각 배우의 특기와 여러 노력이 만나 장면이 탄생했다”며 공연 마다 달라지는 무대를 설명했다.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전수미, 정영아, 황우림.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전수미, 정영아, 황우림. 사진=김태윤 기자

데스티노 역의 임정희는 “역할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죽음을 선택하라고 프리다에게 강요하는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다에게 할 수 있다고 힘을 북돋아 주는 역할에 집중해야 하는 지 고민이었다. 프리다의 자아라는 생각에 그녀의 삶을 보면 백 번이라도 포기하고 싶었을 사건의 연속이지만 할 수 있다, 해보자고 북돋아주려고 한다. 관객들도 데스티노의 역할을 보며 그런 부분을 공감해주리라 믿는다”고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최서연은 자신이 맡은 역할 메모리아에 대해 “누구나 사람의 내면 속에 가지고 있는 강인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구보다 큰 고통을 겪었지만 강인함으로 유쾌함을 잃지 않고 끝까지 웃으며 고통 속에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간 여성”이라며 그의 내면을 연기하고 있음을 전했다.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포토타임.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 중 포토타임. 사진=김태윤 기자

정영아는 김소향과 함께 ‘프리다’의 첫 트라이아웃부터 함께한 배우다. 그는 “서울에서 공연을 올리는 것이 감격적이었다. 첫 공연 시작 전부터 눈물이 나오려 해서 힘들었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이어 “캐릭터에도 고민이 많았고 변화도 많았는데 그만큼 확신이 생겨 3개월 간 즐기며 공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작품은 오는 5월 29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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