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작가 겸 영화 감독 알렉스 프레거 기획전
2007년부터 초기작부터 2021년 최신작까지 100여 점 전시
로스앤젤로스 태생으로 연극·영화에 영향 받아
‘내 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은 나’라는 메시지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수많은 관중 속에서 ‘나’를 되찾고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작가 알렉스 프레거는 ‘그렇다’라고 말한다.

28일 서울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가 개최됐다. 이번 전시에는 알렉스 프리거의 초기작부터 최근 신작까지 100여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작가가 제작한 영화도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알렉스 프레거는 2001년 장 폴 게티 미술관에서 윌리엄 이글스턴의 전시를 보고 사진 작가의 길로 뛰어들었다. 2007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0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의 전시로 주목받게 된다. 이후 영화 작업과 사진 작업을 병행하며 인정받는 사진작가와 영화제작자 모두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폴리에스터(Polyester)’를 시작으로 ‘더 빅 밸리(The Big Valley)’, ‘더 롱 위켄드(The Long Weekend)’ 등 알렉스 프레거의 작품 세계가 확립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마치 히치콕의 영화를 프레임으로 옮겨놓은 듯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품의 배치를 통해 1950년대 빈티지를 연상시킨다. 그는 대중문화와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로스엔젤레스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영화, 연극과 같은 무대가 작업의 기반이 됐다.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영화처럼 사물을 바라보던 알렉스 프레거는 ‘시선’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2012년의 ‘컴펄전(Compulsion)’은 재난 상황과 눈을 연달아 배치하며 쉴 새 없이 뉴스에 노출되는 현대 사회의 재난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싶어 하는 현대인을 표현했다. 연출된 시선은 우리가 보는 장면이 은밀하고 사적인 순간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한다.

2012년부터 2015년 ‘페이스 인 더 크라우드(Face in the Crowd)’ 시리즈에서는 군중 속에 담긴 개인의 심리를 담았고, 2019년 ‘플레이 더 윈드(Play the Wind)’는 로스앤젤레스의 사소하고 다양한 일상의 마을 풍경을 담는다. 수많은 군중들은 각기 다른 표정을 지으며 각자의 사연이 있음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초현실로 뒤집힌 일상의 모습을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미묘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리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전시 '알렉스 프레거, 빅 웨스트'. 사진=김태윤 기자

2016년의 ‘라 그랑드 소르티’는 무대 공포증과 싸우는 발레리나의 이야기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의뢰로 바스티유 극장에서 촬영됐다. 발레리나가 무대 위에서 객석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 관객의 흥미로움, 지루함 등의 감정이 다채롭게 담겨있다. 그 뒤로 한층 덮은 뿌연 연기는 발레리나의 두려움을 시각적으로 드러나게 한다. 전시의 말미에는 이 시리즈와 연결된 포토존이 위치한다. 작품 ‘어플로즈(Applause)’를 통해 관람객을 관객에게 박수를 받는 배우의 자리에 세워 ‘인생이라는 한 편의 시나리오에서 자신이 진정한 주인공’임을 깨닫는다.

포스터와 마그넷, 엽서 등 전시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굿즈들도 전시회장 앞에 숍을 구축해뒀다. 전시는 오는 6월 6일까지 롯데뮤지엄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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