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OTT 공세에 예능으로 반격 나서는 토종 OTT
"예능은 시청자 공감 이끌어내기 좋은 콘텐츠"
영화·드라마에 이어…우수한 예능 제작진 OTT로 유입

'먹보와 털보', '솔로지옥', '런닝맨:뛰는 놈 위에 노는놈'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디즈니+
'먹보와 털보', '솔로지옥', '런닝맨:뛰는 놈 위에 노는놈'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디즈니+

OTT(Over The Top)의 '예능 경쟁'이 뜨겁다.

가수 비와 방송인 노홍철이 출연한 '먹보와 털보', '이수근이 눈치코치', '박나래:농염주의보', '유병재:블랙 코미디' 등. 넷플릭스는 그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제작된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예능 중에서는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프로그램이 나오지 못했다. SBS '런닝맨' 제작진과 유재석·이광수·수호 등 유명 연예인이 뭉친 '범인은 바로 너!'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전 세계로 인기가 퍼지지는 않았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은 방송 자체가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만큼 국내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부문 TOP10에 오르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디즈니+(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첫 오리지널 콘텐츠로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하기도 했다. 한국, 홍콩, 싱가폴 디즈니+에서 시청 가능한 '런닝맨'의 스핀오프 프로그램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은 3개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TOP10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자본력을 갖춘 해외 OTT에 대응하는 국내 OTT의 반격도 만만찮다.

'여고추리반2', '서울체크인', '얼라이브' 포스터.  사진=티빙
'여고추리반2', '서울체크인', '얼라이브' 포스터.  사진=티빙

지난해 첫 공개되면서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티빙 '여고추리반'은 시즌2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AI 기술을 통해 전설이 된 故 유재하·임윤택의 무대를 올리고 있는 '얼라이브'는 이승철·빅마마·스윗소로우·멜로망스·휘인·김나영 등 실력파 가수들의 음악과 깊이 있는 감동을 안기는 중이다.

지난달 29일 티빙에서 파일럿으로 처음 공개된 '서울체크인'은 이효리의 화려한 서울 스케줄과 그 이면의 솔직담백함으로 화제를 모았다. 방송은 공개 당일 티빙 유료가입기여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정규 편성된 '서울체크인'은 올 봄 중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시청자 견인에 힘쓰고 있는 티빙은 2022년 하반기 네이버 웹툰과 손을 잡고 색다른 형식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음악 오디션과 웹툰을 결합한 '웹툰 OST 오디션 프로젝트'(가제)는 모션캡쳐와 XR 등의 기술을 이용하면서 웹툰의 스토리나 캐릭터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홀인러브'. 사진=웨이브
'홀인러브'. 사진=웨이브

웨이브 역시 출범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대표 예능으로는 시즌1에 정세운·김재환·김우석·이진혁, 시즌2에 NCT DREAM가 출연한 '소년멘탈캠프'와 SuperM 멤버들이 나선 'M토피아' 등 아이돌이 출연한 프로그램이 꼽힌다.

웨이브는 지난달 31일 골프를 사랑하는 여섯 남녀가 상금과 사랑을 두고 펼치는 연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홀인러브'를 공개하면서 예능 분야 외연 획장에 나서는 모양새다.

'홀인러브'는 지난 7일 2회가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크게 화제를 끌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와 젊은 세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골프 열풍이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OTT 관계자는 "예능은 무거운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쉬어가는 느낌으로 감상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예능은 단순히 웃음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추리·게임·연애 같은 일상 생활의 많은 곳을 건드리고 있다. 드라마·영화보다 현실적인 공감대를 주기 때문에 몰입해서 슬퍼하거나 분노하는 등 감정적으로 잘 이어진다"고 OTT에서 예능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를 밝혔다.

 

OTT로 눈돌리는 예능 제작진

김태호, 김재원, 김나현 PD. 사진=뉴스1, JTBC
김태호, 김재원, 김나현 PD. 사진=뉴스1, JTBC

영화 분야에서는 오래 전부터 우수한 제작 인력이 OTT로 옮겨갔다. 영화 '끝까지 간다'와 '터널'로 유명한 김성훈 감독은 넷플릭스에서 '킹덤'을 제작했고, '차이나 타운'과 '뺑반'의 한준희 감독은 'D.P.'를 연출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황동혁 감독은 이미 '남한산성'과 '도가니', '수상한 그녀'로 유명한 영화 감독이었다.

예능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최근 MBC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로 유명한 김태호 PD는 티빙과 손잡았고, '솔로지옥'의 김재원·김나현은 JTBC의 예능 PD다.

이에 국내 OTT 관계자는 "예능은 OTT에서 어려운 분야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넷플릭스에서도 '솔로지옥' 전에는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게 없었을 정도"라면서도 "예능은 짧은 호흡으로 기획을 빨리 해서 서비스할 수 있는 콘텐츠다. 한국형 예능을 잘 만드는 제작진이 TV에서 OTT로 유입되면서 예능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라고 OTT 예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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