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들어가는 제목, 매력 있었다"
"좋은 친구 이선빈, 한선화 생겼다"
"욕 연기, 감독님이 '건들면 안되겠다'라고"
"시즌2 촬영 기다려져"

'술꾼도시여자들'은 정은지에게 도전 의식이 생기게 하는 드라마였다. 술로 단단해진 여자들의 우정을 그리는 이야기 속에서 여태까지 정은지가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였기 때문. 정은지는 "이전에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일어나고, 고난과 역경을 다 씹어 먹을 거야! 라는 느낌의 캐릭터를 했었다면 강지구는 고난과 역경이 다 지나가고 난 뒤라서 매력 있었다. 제가 여태까지 해보지 않은 표정으로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술꾼도시여자들'을 마친 정은지.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술꾼도시여자들'을 마친 정은지.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주량이 꽤 센 것으로 알려진 정은지에게 '술꾼도시여자들'이 찾아왔다. 그는 "얼마나 술에 진심인 건가 싶었는데 일단 술이라는 단어 자체가 저한테 매력적이었다. 술을 마시는 이야기에 한계가 있을텐데 어떻게 풀리려나 궁금증에서 시작했다"며 "강지구라는 제 캐릭터가 워낙 매력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 친구의 대사를 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강지구(정은지), 안소희(이선빈), 한지연(한선화) 세 친구의 우정이 빚어낸 케미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제대로 돋웠다. 기분 좋을 때 모여서 술잔을 부딪히고, 화가 나도 모여서 술을 마신다. 현실 세계 속 친구들이 쓸 법한 거친 말투로 다투다가도 서로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간다. 정은지는 "이런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물론 지금 친구들이 있지만 동갑내기에 내가 여태까지 살아온 과정을 다 보고 '그 때 기억나?'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부러웠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이)선빈이, (한)선화 언니와 많이 친해졌다. 동갑내기는 아니지만 좋은 친구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대본리딩을 할 때부터 호흡이 심상치 않았다. 강지구와 한지연의 싸움 장면을 연기하자 제작진에서부터 반응이 왔다. 그 느낌은 첫 촬영 때도 이어졌다. 정은지는 "첫 촬영 때부터 느낌이 예사롭지 않았다. 딜레이가 돼서 새벽 4시까지 촬영을 했는데, 텐션이 떨어졌을 때마저도 다함께 분위기를 살리는 걸 보고 걱정할 게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이켜봤다.

'술꾼도시여자들'을 마친 정은지.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술꾼도시여자들'을 마친 정은지. 사진=IST엔터테인먼트

강지구와 한지연의 다툼 장면이 큰 화제였다. 정말 친한 친구 사이에서 오갈 법한 육두문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은지는 "욕 장면을 찍을 때마다 감독님이 현실 반응을 보이셨다. 매니저님이 모니터 화면을 찍어주면 감독님의 그런 리액션까지 담겨 있었다. '너희들은 건들면 안 되겠어'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강지구의 직설적인 표현이나 사이다 발언은 실제 정은지와도 닮아 보였다. "상당 부분 비슷하다"는 정은지는 "평소 팬들에게 직설적으로 말할 때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비슷하다. 친한 사람들한테까지 완전히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평소 성격이 지구의 중저음톤에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술병을 따고 술을 섞고 마시는 장면까지,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해 실제로 술을 마시면서 촬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정은지는 "현장에 있는 맥주는 미지근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차라리 그럴 거면 진짜 술을 달라고 했다"며 "대사와 함께 나오는 음주 장면들은 가짜술로 했지만 이미지성으로 나오는 신들의 반 정도는 진짜 술을 마시면서 했다"고 전했다. 또 "술 기운이 저만 안 올라왔다. 선화 언니는 하얘서 금방 발그레해지고 선빈이도 빨개지는데 저만 안 빨개지는 거다. 볼터치를 더 하고 찍기도 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캐스팅에 실제 주량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라고 묻자 "큰 영향이 있지 않을까 확신하고 있다"고 웃음과 함께 답했다.

'술꾼도시여자들'을 마친 정은지.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술꾼도시여자들'을 마친 정은지.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시즌2 제작이 정해진 현재, 강지구와 '친절한 종이씨'와의 로맨스가 기다려진다. 목소리만 나오던 '친절한 종이씨'는 시즌1 마지막에 배우 윤시윤으로 등장했다. 정은지는 "현장에서는 감독님이 건조하게 읽어 주면서 대사를 채워주는 정도였는데, 방송에서 윤시윤 선배님의 목소리로 나왔을 때 진짜 종이씨 같았다. 목소리만 듣던 누군가의 실체를 실제로 보는 것이 설렜다"며 두 인물의 로맨스 진전에 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며 그 역시 궁금해했다. 

SNS에서의 화제성이나 티빙 유료 가입자 증대에 크게 기여하는 등 '술꾼도시여자들'은 제대로 사고를 쳤다. "신나고 좋다. 그냥 고맙다"며 이런 반응이 신기하다는 정은지는 "누군가는 지구를 무례한 캐릭터라고 느낄 수도 있어서 어떻게 하면 잘 이해시킬까 고민했는데, 많은 분들이 지구를 알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며 "시즌2에서도 인사 드릴 수 있어 기대되고 감사하다. 시즌1을 너무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해서 시즌2 촬영이 기다려진다"는 말로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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